조국, 檢수사 장기전 태세… 검사 신문에 긍정도 부정도 안해

입력 : ㅣ 수정 : 2019-11-1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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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WFM 투자 사전인지 여부 촉각
차명 주식 알았다면 공직자 윤리법 위반
자녀 입시·증거 은닉 등 조사량 많지만
曺, 변호사 입회하에 진술 일체 거부해
檢, 당초 수사 일정 차질 빚을까 당혹감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입구에서 취재진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소환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허탈해하고 있다. 이날 조 전 장관 소환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자 많은 취재진과 지지자들이 서울중앙지검 1층 현관에 모였지만 조 전 장관은 비공개로 조사실로 올라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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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입구에서 취재진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소환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허탈해하고 있다. 이날 조 전 장관 소환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자 많은 취재진과 지지자들이 서울중앙지검 1층 현관에 모였지만 조 전 장관은 비공개로 조사실로 올라갔다.
연합뉴스

14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불과 8시간 만에 귀가했다. 사모펀드, 자녀 입시, 딸 장학금, 웅동학원, 증거 은닉·위조 등 지난 79일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 다수에 연루된 조 전 장관은 진술 자체를 거부했다. 검사 신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진술거부권 전략’을 취하면서 첫날 조사는 예상보다 일찍 끝났지만, 검찰은 “추가 소환이 필요하다”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100쪽에 달하는 질문지를 준비해 이날 오전부터 조 전 장관을 불렀지만, 변호인과 함께 조사실에 들어선 조 전 장관이 모든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통상보다 이른 오후 5시 30분쯤 끝마쳤다. 조 전 장관은 검사가 질문을 던질 때마다 진술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서열람까지 포함해 8시간이 소요됐다. 앞서 부인 정경심(구속기소) 동양대 교수도 지난달 3일 처음 검찰에 출석해 건강 문제를 이유로 8시간 만에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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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장관은 이날 조사를 마친 뒤 변호인단을 통해 “아내의 공소장과 언론 등에서 저와 관련해 거론되고 있는 혐의 전체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서 분명히 부인하는 입장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오랜 기간 수사를 해왔으니 수사팀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 법정에서 모든 것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는 전면 거부하고, 향후 공판에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기소는 이미 예정된 것으로 보인다. 재판을 통해 진실이 가려지게 될 것”이라며 이날 상황을 암시했다.

진술거부권은 헌법상 피의자에게 보장된 권리다. 우리나라 헌법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쓰였고, 형사소송법 역시 진술거부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검찰 신문 일체에 묵비권으로만 대응하는 것은 일반인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 수사를 방해하겠다는 의도”라며 “피의자 신문은 수사기관 입장에서 범죄를 입증하는 수단이지만, 피해자 입장에선 자기 자신을 합리적으로 해명하는 수단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인은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구속 사유가 오히려 추가될 수 있어 진술거부권을 쉽사리 행사하지 못하지만, 조 전 장관은 전직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위가 있기 때문에 당당하게 나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재경 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일부 질문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은 피의자의 권리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모든 질문에 진술을 거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에 앞서 검찰 수사 내용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론 조 전 장관에게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검찰은 추가 소환 필요성을 예고했다. 조 전 장관의 태도가 바뀔 가능성은 적지만, 조사는 조사대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2차 소환은 이르면 이번 주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 관계자는 “오늘 준비한 분량만큼만 질문했기 때문에 일찍 끝난 것”이라며 “원래 하루 안에 끝낸다는 계획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2019-11-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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